City Story

전문가가 들려주는 송도와 시드니, 두 도시 이야기

물이 가지는 친수성과 항상성. 빛과 바람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하는 아름다움.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소리. 총체적인 물의 어메니티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래서 도시의 오랜 스토리에 물은 저마다의 독특한 장소성과 역사성을 지닌다.

 

남기범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인류가 꿈꿔온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

바다와 강, 호수, 운하와 같이 커다란 물과 접해 있는 도시공간 ‘워터프런트’. 많은 도시에서 과거 항만이나 창고, 공장으로 쓰이던 공간은 재생을 거치며 시민의 문화와 여가 중심지로 거듭났다. 인류는 도시를 발명하고 정착한 신석기시대 이후 인류세(Anthropocene)를 이어오면서 다양한 유형의 이상 도시를 꿈꿔왔지만, 관통하는 주제의 맥락은 같다. 바로 주거 환경과 삶의 질 개선,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욕망 즉 일터–놀터–쉼터(live–work–play)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여기에는 물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모더니즘 시대에 시간에 의한 공간의 분리, 공과 사의 분리로 효율성을 강화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시공간의 융합과 복합적 공간의 다중적 활용이 특징이다. 이러한 우리 시대에 가장 걸맞은 장소가 워터프런트 도시다. 물은 산업 발달에 필수적인 동시에 시민들에게 자연 친화적인 여가를 제공한다. 인류의 문명이 꽃피운 메가 시티 뉴욕, 런던, 도쿄가 모두 워터프런트 도시라는 점이 궤를 같이한다.

시드니, 도시의 삶에 수변이 주는 영향

시드니는 1980년대 ‘산업 지역 달링하버를 시드니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옛 부두 시설을 철거한 자리에 친수 공간을 배경 삼아 컨벤션센터, 해양박물관, 공원, 쇼핑센터, 수족관과 동물원 등을 계획하여 문화 주도 도시 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재까지 시드니의 워터프런트는
시민의 문화 활동과 일상 생활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편리한 접근성과 쾌적한 환경은 사람을 우선하고 수변은 시민 에게 완전히 개방돼 있다. 달링 하버-하버 브리지-서큘라 키-오페라 하우스를 잇는 워터프런트는 시드니 시민의 삶의 질을 높였고, 도시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제고했다. 다양한 세계 도시 지표 속 살기 좋은 도시 최상위에 시드니가 자리 하는 데에는 워터프런트가 기여하는 것이다.

송도가 갖춘 천혜의 지리적 조건

도시 재생을 통해 워터프런트를 산업 공간에서 시민에게 돌려준 사례는 많지만 시드니의 경험은 송도에 주는 시사 점이 크다. 워터프런트는 사적으로 점유되지 않고 도시에 대규모의 개방된 공간을 제공하며, 시민과 함께 공간을 나눌 때 의미가 있다. 송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 지형, 전형적인 워터 프런트 도시다. 세련된 기반 시설로 시민의 생활이 풍요로운 도시다.
국제적인 기업과 기관, 유명 대학이 자리하며 글로벌 도시로 이름을 알렸다. 단지 바다에 접한 지리적 이유만이 아니라, 도시의 다양한 공간과 활동이 물과 연관되는 도시다. 바다에 연한 송림이 송도의 원형이라면, 물과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해석하여 창조-생산-유통-소비의 전 주기에서 수자원이 활용되는 워터프런트 도시가 송도의 미래다. 일상의 삶에서 수변 공간의 접근성과 친숙성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모두의 실천으로 완성되는 물의 도시

시드니의 워터프런트 사업과 같이 송도는 바다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친수 공간으로 재생하여 물의 도시로 만드는 워터프런트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창조 산업의 공간으로서 재생뿐만 아니라 도시의 일상 공간, 역사 문화 공간, 생태 환경의 공간으로 수변이 시민에게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미국의 도시학자 리처드 세넷이 최근 저서 ‘짓기와 거주하기’에서 송도를 언급한 점을 주목한다.
세넷은 물리적인 도시인 빌(ville)과 도시민이 일상 생활에서 활동하는 정서적인 도시인 시테(cité)를 구별한다. 송도가 첨단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안전하고 깨끗하지만 역설적으로 첨단화된 송도에서의 삶은 단조롭고 무기력 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시민의 생활 속에서 포용적인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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