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혁신 성장 선도 도시
독일 견문록

글. 윤석진(인천연구원 지역경제연구실 연구위원)

바이오 창업 생태계의 산실,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Heidelberg Technology Park)는 1984년 화학 계열 회사의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조성된 캠퍼스형 혁신 클러스터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술 단지 중 하나로, 우수한 인력과 기업이 하이델베르크에서 성공적인 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조성됐다. 현재 바이오, 제약, 의료 기기, 화학 분야 100여 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4,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7개의 글로벌 제약 회사가 입주해 있다.
현장에서 둘러본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는 외형적으로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기업 캠퍼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근 대학교의 혁신 역량과 글로벌 기업들의 산업 역량을 산업 생태계 활성화 조건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이러한 환경적 여건보다는 인재 영입, 자본 유치, 네트워크의 3대 요소가 바로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의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는 지역의 대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이 떠나지 않고 하이델베르크에 남아서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가 보유하고 있는 100여 명의 멘토들은 지역 인재들이 스타트업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자원이다.

 

둘째,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하이델베르크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 유치 사업을 수행한다.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 임직원들은 전 세계의 산업 컨퍼런스 등에 참여해 투자자를 물색, 리스트를 작성하고 하이델베르크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는 창업자, 연구자, 기업, 투자자들 간의 네트워크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의 스타트업 지원 담당자 Markus Buehler는 “네트워킹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통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담은 도시 개발, 반슈타트 주거 단지

 

하이델베르크의 반슈타트 주거 단지는 116헥타르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패시브 하우스 단지다. 100% 신재생 에너지로 운영되는 2,500개의 패시브 주택을 비롯해 업무 시설, 병원, 연구소, 상업 시설 등을 갖춘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시티’로 알려져 있다.
하이델베르크시는 반슈타트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2050년까지 시 전체를 100% 신재생 에너지 도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슈타트 주거 단지는 패시브 하우스 건축 공법이 사용되어 건축 비용이 높았고, 이로 인해 주거비가 일반 건물에 비해 20% 가량 높다.

 

그러나 에너지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거비는 일반 건물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반슈타트 주거 단지의 개발 과정은 한국의 도시 개발과 매우 다르게 진행됐다. 무엇보다도 에너지 자립형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하이델베르크시의 장기적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도시 개발이 수행됐다. 또한, 도시 개발의 과정에 지역 주민, 전문가, 개발사, 지방정부 등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협의해 개발 과정에 대한 의사 결정을 했다. 즉, 반슈타트는 도시 개발이 개발 이익뿐만 아니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지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에너지환경연구소 연구부장 Bernd Franke는 반슈타트 주거 단지와 같은 가치 지향적 도시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친환경적 도시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며, 기존 건물에 리모델링을 적용하기보다는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세울 때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 경제권 비즈니스의 모범, 프랑크푸르트공항 게이트웨이 가든

 

게이트웨이 가든(Gateway Garden)은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조성된 70만㎡ 규모의 비즈니스 업무 지구다. 게이트웨이 가든은 공항에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철도 및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교통망의 결절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과 연결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입지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조성된 게이트웨이 가든은 ‘Global Business Village’를 지향하고 있다.
아직 조성 중이거나 분양 중인 지역이 일부 있으나 게이트웨이 가든에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산업 시설로는 기내식 전문 기업 Sky Chefs가 자리 잡고 있으며, 콘도르와 같은 항공사와 호야와 같은 다국적 기업도 입주해 있다.
컨벤션이 가능한 공항 지역 호텔들도 다수 입주해 공항과 연결된 업무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을 하고 있다. 앵커형 공공 시설로서 HOLM(House of Logistics and Mobility)은 공항과 관련된 스마트 물류 및 모빌리티 분야의 연구 개발 기능을 담당한다. 게이트웨이 가든은 공항이 단순한 여객 및 물류 터미널의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 활동이 공항 주변에 클러스터를 이루는 공항 도시 발전의 실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공항은 유럽의 허브 공항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게이트웨이 가든을 개발하고 다양한 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

독일의 도시들에서 배우는 혁신 성장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와 반슈타트 주거 단지, 그리고 프랑크푸르트공항의 게이트웨이 가든은 모두 IFEZ 미래 발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조성될 예정인 바이오융합산업기술단지는 인천 바이오 산업이 기존 대기업 위주 성장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조화를 이루는 산업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이델베르크 기술 단지의 사례와 같이 스타트업 인재와 벤처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반슈타트의 사례는 IFEZ가 남아 있는 도시 개발에 있어서 다음 세대를 위한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공항 게이트웨이 가든의 경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중심 공항 경제권 구상의 실제 사업 모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